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9일 오전 자체총회를 열고 사측과 협의를 하기로 결정한 뒤 이날 오후 2시30분께 울산1공장 점거를 해제했다. 금속노조와 정규직노조, 비정규직 노조 등 노조대표는 사측과 사내하청업체 등이 참여하는 5자 협의를 시작했다.
비정규직 노조원 400여 명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지난 7월 대법원파기 환송 결정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달 15일부터 신형 '엑센트'와 '클릭' 등을 생산하는 1공장에서 점거파업을 벌였다.
비정규직 노조가 점거파업을 풀고 사측과 협의에 나선 것은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연대파업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더 이상 파업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지부는 8일 파업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투표결과 부결이 예상되면서 개표를 잠정 연기했다. 대다수의 정규직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노조의 점거파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사측이 2만7974대의 생산차질로 3147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책임을 물어 비정규직 파업 가담자 78명을 형사 고소하고 농성자 등 419명에 대해 16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울산지검과 경찰 등 사법당국이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점도 비정규직 노조를 압박했다.
또 사측이 지난 6일 이후 점거장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생산을 재개함에 따라 점거 파업을 통한 생산타격 효과가 반감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노사 협의을 통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비정규직 노조는 핵심쟁점인 정규직화 문제 외에도 점거파업 참여자 고소고발 및 손배소 취하와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정규직화 문제는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점거 파업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현대차는 교섭 당사자가 아닌 만큼 쟁의 상황은 물론 조정대상도 아니다'라는 행정지도 명령이 내려온 만큼 정규직화 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점거 파업이 끝난 울산1공장에 대해 청소 및 점검 작업을 끝마치는 대로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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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점거파업 끝… 해결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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